지하철 3호선 Murmur

압구정을 지나 옥수, 금호를 지나 가는데 기분이 이상해졌다. 옥수역과 조금 더 가까이 살았던 네가 금호를 훌쩍 지나쳐 가는 나와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어서 ‘금호에서 내려서 택시 타면 되요’라고 했던게 기억이 났거든. 난 참 쓸데없이 기억이 좋아

어제 꿈 Murmur

너무 보고싶었다고 했다. 물론 내가. 그리고 생각했던 것 보다 차갑지 않고 덤덤한 모습에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었다. 앗 그러다가 중간에 깼는데 ‘아 또 무슨 이런 꿈을 꾸고 그러냐...’하고 다시 잤다. 아 진짜 무슨 그런 꿈을 꾸고 그러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생각이 났다. 방에서 불을 끄고 있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서 요새 자주 불을 켜고 있다. 그런 꿈을 꾸다니 진짜 보고싶었나보다. 그랬나보다 하고 아무렇지 않게 출근했다. 아무렇지 않은게 맞는건가?

점심시간 10분 전 잡담 Murmur

신기하다. 완전히 익숙해지는 감정 같은 건 없다. 감정 1, 감정 2, 비슷하면 감정 2-2, 거기서도 2-2-a로 파생되는 감정은 그 날의 분위기와 사람, 상황에 따라 각양각색인 것이다. 아마 나는 평생 숫자로는 표현하지 못 할 가지 수의 감정을 느끼다가 서서히 죽어가겠지. 평생 새로운 감정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니 감사한 일이다.




제목_1108 Murmur

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이 싫었다. 그들이 어떻게 말하든지 상관하지 않으면 그 뿐이었겠지만 싫었던 이유는 내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이런 나에 대해서도 너는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라며 평하기를 좋아했다.

최근 알게 되어 호감을 주고 받은 사이가 있었다. 하지만 서로의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 그만 하고 싶어졌다. 친구와 연인 그 이상의 관계를 바라지 않았는데 부담스러워졌던 것이다. 비슷한 상황에 내가 이상의 관계를 바라는, 반대쪽 입장이 된 적이 있었다. 그 때를 떠올렸다. 어떠한 말을 하고 싶었지만 상처가 될까 말을 아꼈다. 이전에 상처받았던 나의 입장들이 생각이 났기 때문에.
한 번 보자는 말에, 정말 내가 약속이 주말에 꽉 차 있었기 때문에 보지 못한다는 답을 했더니 황급하게 퇴근 길에 오늘도 수고했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간 사람.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욕심인가


제목_1029 Murmur

  언제나 말했듯이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바뀌는 일은 없다. 천천히 변할 수는 있지만.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재밌으면 웃고, 처음 만나면 어색함을 이기려고 재미없는 말을 생각 없이 늘어놓기도 하고, 착한 사람처럼 굴기도 하고 때때로 까칠한 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언제나처럼 똑같이 행동했을 뿐인데 그런 나를 차갑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착하고 따뜻하다고 정 반대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신기한 일이었다. 괄호 안에 숨겨진 뜻인 즉슨 ‘너는 나보다’, 혹은 ‘너는 보이는 모습보다’ 인 것이다. 어느 누가 가진 절대적 본성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드물 것이다. 말의 힘이란 그렇게 말하면 그런 사람이 된다는 거다. 단순하고 쉬운 상대성 논리, 그리고 괄호 안에 숨은 의미를 알게되고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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