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10분 전 잡담 Murmur

신기하다. 완전히 익숙해지는 감정 같은 건 없다. 감정 1, 감정 2, 비슷하면 감정 2-2, 거기서도 2-2-a로 파생되는 감정은 그 날의 분위기와 사람, 상황에 따라 각양각색인 것이다. 아마 나는 평생 숫자로는 표현하지 못 할 가지 수의 감정을 느끼다가 서서히 죽어가겠지. 평생 새로운 감정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니 감사한 일이다.




제목_1108 Murmur

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이 싫었다. 그들이 어떻게 말하든지 상관하지 않으면 그 뿐이었겠지만 싫었던 이유는 내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이런 나에 대해서도 너는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라며 평하기를 좋아했다.

최근 알게 되어 호감을 주고 받은 사이가 있었다. 하지만 서로의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 그만 하고 싶어졌다. 친구와 연인 그 이상의 관계를 바라지 않았는데 부담스러워졌던 것이다. 비슷한 상황에 내가 이상의 관계를 바라는, 반대쪽 입장이 된 적이 있었다. 그 때를 떠올렸다. 어떠한 말을 하고 싶었지만 상처가 될까 말을 아꼈다. 이전에 상처받았던 나의 입장들이 생각이 났기 때문에.
한 번 보자는 말에, 정말 내가 약속이 주말에 꽉 차 있었기 때문에 보지 못한다는 답을 했더니 황급하게 퇴근 길에 오늘도 수고했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간 사람.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욕심인가


제목_1029 Murmur

  언제나 말했듯이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바뀌는 일은 없다. 천천히 변할 수는 있지만.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재밌으면 웃고, 처음 만나면 어색함을 이기려고 재미없는 말을 생각 없이 늘어놓기도 하고, 착한 사람처럼 굴기도 하고 때때로 까칠한 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언제나처럼 똑같이 행동했을 뿐인데 그런 나를 차갑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착하고 따뜻하다고 정 반대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신기한 일이었다. 괄호 안에 숨겨진 뜻인 즉슨 ‘너는 나보다’, 혹은 ‘너는 보이는 모습보다’ 인 것이다. 어느 누가 가진 절대적 본성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드물 것이다. 말의 힘이란 그렇게 말하면 그런 사람이 된다는 거다. 단순하고 쉬운 상대성 논리, 그리고 괄호 안에 숨은 의미를 알게되고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날이다.

Blue window - dune&crayon 전두엽 자극제

애플뮤직 없는 노래가 너무 많아 다시 돌아온 벅스. 인터페이스 맘에 들어. 역시 익숙한게 좋아




뭐 어때? Murmur

최근 몇 달 사이, 내가 너무 느린 사람이라는 걸 알아채게 된 일들이 몇 가지가 있었다. 원래 결정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런 느린 호흡들로 인해 크나큰 후회의 짐을 짊어지게 되었더랬다. 내 느린 결정의 결과물을 ‘후회’라고 얘기하는 것 조차 힘들었는데 이제 입 밖으로 뱉을 수 있는 걸 보니 나아진 듯 싶다.
변하고 싶어,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개미 콧구멍만큼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했고, 변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지금의 나는 10년 전에 되고 싶어했던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그럼 칭찬해야지. 왜 자꾸 부족한 것만 되뇌여서 나를 구석으로 모니? 조금 느리면 어때 후회하면 어때 겪어보지 않고는 깨닫지 못하는 성격이면 어때 부딪히고 깨져보지 뭐 조금 아프면 어때 그러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진다. 어느 누구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하지 말고 먼저 나를 인정해줘. 그럴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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